카트만투 타멜 호텔에서 장기투숙 중이다. 이름은 호텔이지만, 숙박비와 설비 등을 고려하면 여인숙에 가깝지 않을까.. 남편은 현지인들 사는 주택에 세 얻어서 살자고 하지만, 나는 그냥 허름한 방 한 칸에서 사는 것으로도 충분히 만족하고 있다.
며칠 전 숙소 온수기가 고장나서 급하게 순간온수기를 구입하였다.
숙소 매니저에게 고쳐달라고 이야기했지만, 숙소 주인이 온수기 하나 구입해서 쓰라고 했다나 뭐라나.. 설비기사가 온수기를 체크했으나, 워낙 노후된 탓에 부품도 구하기 어려울 것 같고 그래서, 그냥 순간온수기를 구입하기로 하였다.
Daraz 인터넷 쇼핑몰에서 hot shower로 검색하니, 온수기 가격이 대충 3000루피 전후로 형성되어있는 것 같았다. 인터넷쇼핑하면 휴일을 낀 탓에 3~4일은 기다려야 하기에, 샵에서 직접 구입하기로 하였다.
타멜 남쪽에는 2015년 지진으로 인해 타격을 받은 건물이 꽤 많다. 곧 무너져내릴 것 같은 곳에서도 사람들은 생계를 이어나가고 있었으니.. 순간온수기를 구입한 가게도 그 중 하나였다. 젊은이 혼자 가게를 보고 있었는데, 순간온수기 사러 다른 가게에 가느라 자리를 비웠고, 나와 남편은 주인없는 가게에서 30분간 기다렸다. 우리가 물건을 훔쳐가면 어쩌나 그런 걱정은 전혀 하지 않는 것인가? 처음 보는 낯선 사람에게 자기 가게를 맡기고 가다니..
가게 주인이 물건 떼러 가기 전에 내 전화번호를 받아갔고, 다른 가게에 도착해서 순간온수기 가격을 묻고, 내게 전화해서 가격을 알려주었다. 3350Rs, very expensive 라고 하며.. very expensive 라는 말을 몇번이나 반복했던 것 같다. 우리가 물건 살거라고, 일단 물건 가져와보라고 하고 전화를 끊었다. 10분 정도 지나서, 주인이 물건 가지고 등장. 50루피 디스카운트, 결국 3300Rs에 구입. (사실 제조국도 제대로 적혀있지 않은 제품이지만, 이것도 감지덕지하고 구입함.)
방 화장실에 어찌 어찌 설치를 했고, 나름 만족스럽게 잘 쓰고 있다. 수온이 40도까지밖에 오르지 않는 것 같지만, 그래도 꽤 만족스럽다. 어쨌든 체온보다는 높으니, 그래도 따뜻하게 씻을 수 있으니까.
평소에 별 생각없이 돈을 쓰고 살았는데.. 3000Rs 정도는 그냥 그러려니 했는데.. 네팔 사람들에게 3000Rs의 가치가 어느 정도인지 잘 모르겠다.. 내가 너무 돈을 흥청망청 쓰면서 사나 반성을 해야할 것 같기도 하고.. 그냥 이런 저런 생각이 많이 드는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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