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카트만두에 온지 이제 4개월 정도 되어가는데.. 그동안 네팔어는 한달 반 정도 배웠다고 봐야하나. 한달 배우고 나서, 중간에 다샤인과 디왈리가 끼고 그래서 그냥 놀다가 최근에 다시 배우기 시작했다.
* 처음 한달은 1:1 수업으로, 네팔 중년 여자 선생님이 자유롭게 가르치는 식이었다.
교재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니고, 선생님 머리 속에 있는 목차대로 수업이 진행되는데.. 내가 공부한만큼 진도를 쫙쫙 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하지만 이것은 네팔 글자를 배우지 않았기에 가능했던 일? 간단한 말을 할 수 있게 되었지만, 네팔 글자와 발음을 배우지 않고 공부를 계속하다보니 이건 안되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동사의 현재형, 과거형, 현재진행형, 현재완료형 이런 식으로 배웠는데.. 문제는 선생님이 뭘 가르치고 있는건지 잘 파악이 안돼서.. 어느 블로거의 정성스런 설명 + 네팔어책 A Course In Nepali (Written by David Matthews) 의 도움(?)도 받아가며 공부했다.
+ 선생님이 호기심이 많아서, 내 옷이나 신발 등등이 얼마냐고 자주 물어보셨는데.. 그것도 너무 불편하고 부담스러웠다. + 선생님이 나한테 중국어를 자주 물어보셔서.. 어떤 때는 내 돈 내고 듣는 수업시간 절반이 내가 선생님께 중국어를 가르치는 시간이 되어버리기도 하는...ㅠㅠ
1:1 수업 수강료 : 한달 8천루피 (일주일 6회 수업/ 매회 1시간 수업) / 중국인 전용가. 서양인들은 더 비싸게 주고 배움..
* 10월과 11월, 큰 축제 2개가 지나가고 새로운 네팔어 선생님을 찾아 나섰다. 글자도 익히고, 뭔가 체계적으로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서..
* 두번째 찾은 곳은 중국인이 운영하는 네팔어/중국어/영어 학원인데, 네팔어 교재도 있고 그래서 체계적으로 공부하는 곳인 줄 알고 등록했지만, 뭔가 별로였다. 처음 젊은 여자 선생님과 함께 글자와 발음을 5시간 정도 배우는 것은 매우 좋았다. 그 다음 중년 남자 선생님과 함께 네팔 글자를 써가며 간단한 내용을 4차례 (7시간) 정도 배웠는데, 1:3 수업이라 처음 네팔어를 배우는 중국인들과 같이 수업을 듣다보니, 간단한 내용도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는 것 같고 답답한 생각이 많이 들었다.
문제는 선생님이 교재가 있는데도 교재를 이용해서 가르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체계적인 교육인가 싶어서 등록했는데, 그게 아니었던 것이다. 선생님 머리 속에는 가르치고자 하는 내용의 체계가 잘 잡혀있을지도 모르지만, 배우는 입장에서는 뭔가 주먹구구식이라는 느낌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이건 아닌데..) 게다가 수업 들으러 갔는데 선생님이 예고없이 수업 취소하는 일도 있었고.. 학원 관리자는 미리 확인도 제대로 안하고.. 정말 엉망.. + 오늘 선생님이 수업오기 힘드니까 이번 주는 수업 안하고 다음 주에나 수업 한다고 맘대로 결정.. 정말 황당하다.. 학원 관리자도 이 선생님은 안되겠다 싶었는지, 나한테 선생님을 바꿔도 되겠냐고 묻는데, 솔직히 짜증이 확 나버렸다. 가뜩이나 굼벵이 속도로 체계없이 배우는 것 같은데, 중간에 선생님을 바꾸면 0부터 다시 시작해야 해서, 나는 배웠던 내용을 또 배우게 되는 것이고.. 시간 낭비 아닌가.. 환불도 안해준다기에 화가 나서 그냥 됐다고, 앞으로 안온다고 하고, 니네들 잘 해봐라 그러고 나와버렸다. 췟..
다대일 수강료 : 한달 8천루피 (일주일 5회 수업, 매회 1시간 수업)
지금 생각해보면 처음 들었던 1:1 수업이 제일 나은 것 같다. 다대일 수업도 괜찮긴 하겠지만, 중국인들과 다대일 수업을 듣는다면 절대로 말리고 싶다. 네팔어와 한국어는 어순이나 조사 등의 사용에 있어서 유사점이 많기에, 한국인이 네팔어를 배우는 데에는 어려움이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중국어는 너무나 다르지 않은가.. 선생님이 뭔가 설명하시면, 같이 수업듣는 학생 한명이 잘 못알아들어서 내가 중국어로 다시 설명을 해줘야하고.. (넘나 귀찮은 것..) 그 님이 공부를 열심히 하는 학생이 아니라서 더 답답하고.. 이 속도라면 한 달이 지나도 주어에 따른 동사의 현재형 어미변화도 다 배우지 못하고 한달이 지나버릴 것 같은 답답한 생각이 치밀어오르고.. 돈은 버린 셈이지만, 그 학원에 안가기로 한 결정은 참 잘한 것 같다. 바이.
오후 남자 선생님도 영어 네이티브가 아니기에 영어로 네팔어를 설명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을 것 같았다. 내 영어도 구리지만, 나는 이미 네팔어를 한 달 정도 배웠기에 그냥 그러려니 하고 수업을 들었는데.. 같이 수업 듣는 중국인 한 님의 영어는 더 구리고, 네팔어에 대한 이해도 (어순, 조사의 개념)가 낮아서 힘들어보였다. 글자도 익숙치 않은지, 단어 알아보고 옮겨쓰는 것도 뭔가 느리고..
중국인은 중국어로 네팔어를 배워야 할 것 같다.. 왜냐면 네팔어와 중국어는 많이 다르니까.. 그냥 그런 영어로 문법적인 설명을 하면 잘 알아듣는 중국인이 얼마나 될까? 영어를 아주 잘하는 사람도 많겠지만, 좀 떨어지는 영어실력을 가진 사람들도 많으니까.. 처음 어느 정도 난관만 극복하면 되는 것인데, 이를 극복하고 계속 공부를 해나갈 집념을 가진 중국인이 그렇게 많을 것 같지는 않다. 어차피 네팔에서는 네팔어를 몰라도 얼마든지 생활이 가능하니까.. 네팔에서 네팔어는 꼭 배워야 할 필요가 없는 사치의 언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내 영어보다 훨씬 구린 영어를 구사하는 남편이 언젠가 문법이 중요하지 않다고 했었다. (어째서.. 췟..) 언어는 반복적인 학습을 통해 익히는데, 어느 정도 문법을 파악하고 있다면 훨씬 효과적으로 공부할 수 있지 않은가? 규칙이 있다면 먼저 알려주고 습득하게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동사원형이 नु 로 끝나는 것도 안알려주는 선생님.. हुनु hunu도 설명 안하시고, छ chha / हुनुहुन्छ hunuhunchha / हो ho 로 간단한 문장만 읽게 하고.. 이건 아니다.. 이건 아니다... 동사원형 여러개 쓰고 뒤에 훈처 붙이라고 시키는데.. 중국인 학생은 뭘 하라는지 이해도 못하는 것 같고.. 흠...
* 다시 처음 배웠던 곳으로 가서 공부해야겠다.. 넘 실망이다.. 이래저래..
* 타멜 네팔어 학원이 궁금하신 분은 코멘트 남겨주시길...
'네팔에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전기밥솥예찬 (0) | 2019.09.10 |
---|---|
와플기~ (0) | 2018.12.22 |
네팔에서 인터넷쇼핑2 (0) | 2018.11.25 |
군고구마 냠냠ㅋㅋ (0) | 2018.11.24 |
카트만두 타멜 QianXi Restaurant 중국음식점 (생선요리 추천) (0) | 2018.11.24 |